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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06 감보아리조트 Aerial Tram :: 2009/07/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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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트램을 타고 정글 투어를 시작. 앞차에 탄 동료들을 먼저 찍었다. 감보아 리조트의 Aerial Tram을 타기 위해 드는 비용은 50$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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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노래를 불러주었던 리조트 직원. 우리는 가만히 있었는데 다른 직원들이 이 친구 노래 잘 한다고 얘기를 꺼냈고 몇몇 손님들이 한 번 불러달라고 권했더니 1초만에 부르기 시작했다. 사실 노래가 어땠는지 기억은 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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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 가 탈 케이블카가 왔다. 차분히 앉아서 발을 찍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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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엔 나무가 빽빽해서 하늘도 잘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올라가니 나무 간격이 듬성듬성한 곳이 나타났는데, 그 사이로 멋진 운하가 내려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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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보이던 곳은 금방 지나고,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 위에 보이는 삼각형 물체가 개미집인데, 정글 투어 내내 아주 자주 보였었다. 보이는 것처럼 숲이 울창하긴 한데 워낙에 습해서 공기 자체는 약간 무거운 편이었다. 그렇지만 숲의 향기가 생생하고 진해서 무겁고 습한 공기라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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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가운데 잎사귀가 특징적인 이 식물도 많이 보였는데, 이 식물의 별명은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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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고 꼭대기에 오르니 10층 정도?를 나선형으로 올라가야 하는 Observation Tower가 나왔다. 은근 헥헥대며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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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교육 받았던 언니. 시원한 옷차림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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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꼭대기에서 바라본 파나마 운하. 운하 길은 대체로 좁지만 감보아 리조트는 운하와 연결된 넓은 습지 근처에 자리잡고 있어서 꽤나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이 막사진이라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가슴이 탁 트이는 멋진 곳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길지 않은 물길(80KM) 양 끝에 태평양과 대서양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바라보면, 더 멋있게 느껴진다.

무언가를 볼 때는 대상 그 자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에 대한 나의 주관적 느낌, 이미지를 죄다 투영시키게 된다. '대양의 연결통로', '대륙의 허리'라는 지역적 특성에 대해 내가 가진 이미지(원대함, 신비함, 모험, 물류역사의 획기적 전환 등)가 그 지역적 특성 외에는 이렇다할 매력이 없어보이는(아직까지는) 파나마라는 나라를 매우 매력적인 곳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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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식물원과 동물원 비슷하게 꾸며둔 곳을 둘러보았다. 허걱!! 뱀머리인 줄 알았던 저것은 알고보니 날개 무늬가 독특한 나비였다!! 깜짝 놀랐네....그런데 저 나비, 지금 바나나를 먹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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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 나비는 어제 운하박물관에 갔을 때 본 나비박제와 같은 종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접힌 날개의 안쪽이 제비꽃 색이 섞인 신비한 푸른 빛을 띄고 있다. 이날 감보아 리조트로 들어올 때 차창 밖으로 같은 빛의 날개를 퍼덕이며 여러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녔는데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식물원의 이 나비도 날개를 활짝 펼쳐 주기를 기다렸지만, 끝끝내 부동자세. 뭐야..너 박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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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나마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던 내내 볼 수 있었던 분홍색 꽃나무를 리조트에서도 보게 되었다. 꽃이 가까이서 보면 시들시들 크기만 한 것이 그닥 예쁘지는 않은데...자꾸 보니 궁금해진다. 누가 이름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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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드 섹션이 별도로 있었지만 벌레만 많고 이쁘지 않아서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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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꽃 꽂고 놀면서 즐거운 감보아 리조트 투어를 마무리했다.

토요일의 파나마 운하/올드타운 투어, 일요일의 감보아 리조트 투어. 월화수목금 교육으로 지친 나에게 모처럼 제대로 된 휴식의 기회였다. 활력 충전하여 2주차 교육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들에게 감사. 내일부터 다시 열공모드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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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06 감보아리조트 몽키아일랜드 :: 2009/06/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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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이 날은 파나마 시티에서 차로 30분~1시간? 정도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Gamboa 리조트에 놀러가기로 한 날이다. 렌트카로 감보아 리조트에 도착한 후 감보아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투어프로그램에 참여는 일정이었다. 우리 일행 대부분은 오전 몽키 아일랜드 투어와 오후 정글트램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 예약을 마치고 리조트를 살펴보니....이야, 진짜진짜  좋다 좋아. 수영장도 넓고, 푸른 숲이 우거져있고, 운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도 끝내주고....로비도 엄청 넓고 앉아서 쉬기 좋았다. 기념품샵도 크고.

내가 묵었던 곳도 나름 쾌적하고 안락하고 시내에서 가깝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긴 정말 몇칠 쉬고 갈만한 곳 같았다. 물론 다른 일 때문에 어차피 방문하는 사람들이나 여기 사는 부자들한테나 말이지만. 외국인이라면 굳이 파나마에 와서 저런 리조트에서 쉴 필요가 없지 않나? 그 돈이면 솔직히 더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태평양이나 인도양의 섬나라를 가든지, 카리브해에서 쉬든지.... 파나마는 사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놀 것, 볼 것, 할 것이 별로 없는 나라 같다. 길게 있어보면 또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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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리조트가 꽤나 멋졌던 것은 사실......몽키아일랜드 투어 시간을 기다리며 파란 하늘도 찍고 웃으며 수다도 떨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까지만 해도, 이렇게나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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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아일랜드 투어용 보트 선착장으로 우리를 데려다줄 사파리 버스(?)같이 생긴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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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댄다. 난 지금도 서울대공원 코끼리 열차 같은 것을 참 좋아라 한다.
이 호피 무니 버스도 마음에 들었음.
여행을 다닐 때 양갈래 머리를 하고 다니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이 따위 신경쓰지 말고 모두들 해보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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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과 두꺼운 구름이 물 위로 비친다. 이 때부터 날씨가 좀 수상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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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아일랜드 투어는 원숭이, 악어 등이 서식하는 감보아 리조트 주변 습지를 배로 돌아다니는 것. 가까이에서 악어를 보니 신기했다. 동물원에서도 볼 수 있지만, 키우는 악어가 아닌 습지에 살고 있는 악어를 보트 위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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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언니가 독특한 소리로 원숭이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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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가 나타났다. 동물을 너무 무서워하는 나는 무심결에 소리를 꺅 지르고 말았는데, 다들 조용히 하라고..원숭이 놀란다고......민망 민망. 하긴 니가 더 무섭지 내가 더 무섭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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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를 여러마리 구경하고 다시 리조트로 돌아오는 길. 이 큰 습지도 사실 다 운하의 한 구간인 셈. 갑문 근처의 물길이야 다 레일처럼 정돈되어 있지만 나머지 구간들은 다 자연 그대로의 호수고 강이고 그런 것이지 뭐. 운하 위를 지나가는 배들이 참 길기도 하다. 마지막 배에는 Ever Divine, Ever Green과 같은 예쁜 이름이 쓰여 있었다. 혹시 배 이름이 아니라 회사 이름인건가? 난 참 Ever라는 말이 좋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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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니 12시도 채 안된 시간이었다. 리조트 안의 많은 식당들은 개장 전이었고...간신히 식당 하나를 찾아 몇몇은 밥을 먹고, 몇몇은 수영장이 아깝다며(우리 숙소 수영장은 너무 작다.) 점심 내내 수영을 했다. 그런데 점심으로 시킨 햄버거가 맛은 참 괜찮은데 너무너무 커서 반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사진 느낌보다 훨씬 훨씬 커서..윽. 난 한국인 기준으로 진짜 잘 먹고 그래서 덩치도 좀 큰 편인데, 얘네는 진짜 뭘 많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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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묵직한 구름이 불안하더니 역시나 우르르 쾅 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파나마에서 훈련을 받는 2주 동안 느낀 건데 이 곳의 날씨는 정말 변덕이 심하다. 미친듯이 덥고 태양이 내리쬐다가도 갑자기 번개와 폭우가 몰아치고, 다시 쨍했다 다시 우르르 쾅쾅. 하루에 이 싸이클을 적어도 2번씩은 했던 느낌. 또야? 곧 그치겠지~~하면서 무덤덤하게 비를 기다렸다. 어떤 직원들은 이 날씨에 정글트램 안 타는게 좋지 않겠냐고 걱정을 했지만...여기까지 와서 다른 것 할 일도 없고, 트램은 꼭 타보고 싶어서 그냥 못 들은 척 했다. 대부분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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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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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니 좋다. 사실 좀 더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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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구름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 곧 그치겠구나. 아~~저 강줄기 참 멋있다. 쭉 가면 태평양인거? 대서양인가?

한 시간 넘게 기다려도 트램이 출발을 안해서 걱정했지만, 결국 탈 수 있다는 광고를 듣게 되었다.

자.....이제 트램 타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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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05(오후) 파나마 시내 :: 2009/06/0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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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플로레스 갑문을 뒤로 하고 쇼핑하러 가는 길. 고등학교 운동장쯤으로 보이는 곳에서 청소년들이 열심히 축구를 하고 있었다. 사진에선 잘 안 보이지만...얘네들 다리가 참, 길고 곧다. 너무 부러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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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착한 쇼핑 장소는 좀 외진 곳에 있었다. 나름 전통적, 재래시장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 목조 상가들이 띄엄띄엄 들어서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저 노란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쇼핑을 했다. 파나마 햇을 사고 싶었지만, 자주 쓸 것 같지도 않은데 20~30불이나 주고 살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참, 파나마 화폐는 공식적으로는 '발보아'(PAB)이지만, 발보아와 달러와의 교환 비율이 1:1로 고정되어 있고 실제로 통용되는 지폐는 전부 USD이다. 동전은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기도 하지만, 어쨌든 전혀 환전이 필요 없었다. 어디서나 미쿡돈 받아요~~이 가게에서 흰 상의를 하나 샀는데 나름 순면이고 라틴 아메리카적 느낌도 나서 맘에 들었다. 다음날 놀러다닐 때 입고 다님.

여기서 쇼핑을 마친 후에는 아마도르에 있는 신식 쇼핑전문점으로 옮겨서들 쇼핑을 했는데 먼젓번 가게보다 가격이나 품질이나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난 흥미를 잃고 혼자 경치 구경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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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시티에서 태평양 쪽으로 길게 뻗은 아름다운 도로 아마도르. 좌우로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인데 아쉽게도 버스를 타고 다니느라 그 멋진 광경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아쉬운대로 요트가 많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 가에 앉아 파나마 시티를 바라보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파나마 시티에는 북미 지역처럼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존재한다. 하긴 아메리카 대륙의 물류 중심지인데 뭐.....달러를 주로 쓰는 것도 그렇고, 이런 모습을 봐도 그렇고 파나마가 얼마나 미국적이고, 미국의 영향 하에 있는지를 계속 느끼게 된다. 콜롬비아의 한 주였어야 할 이 곳이 독립국가가 된 것도, 운하로 이익을 보려는 미국의 전략 덕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처음 가본 라틴아메리카에 속한 나라인데, 전혀 '라틴'적인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것. 뭔가 남미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고 어정쩡한 그런 느낌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뭐.....도시 자체는, 먼 발치에서 바라보니 아름다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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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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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으로 아마도르를 떠났다. 이 아름다운 도로에서 자전거 한 번 타보지도 못하고...아쉽구낭.....에효.

오후 늦게 들어선 곳은 파나마의 올드타운. 올드 타운도 정확한 생성 시기에 따라 두 곳 정도로 나뉘는 것 같기는 하던데...아무튼 그냥 올드타운이라는 것밖엔. 만약에 언젠가 중남미 여행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스페인어는 배워두고 와야 할 것 같다. 트레이닝 받을 때야 다들 영어를 썼지만 놀기 시작하니까 모두 스페인어로 떠드는 통에 도무지 상황을 판단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랜 세월의 흔적을 담은 이 지역의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허름하게 스러져 가는 집도 있고, 여전히 예쁜 빛을 간직한 집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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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연 있어 보이는 계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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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연있어보이는 폐허도, 사람들이 밥을 먹고, 빨래를 하는 실제 삶의 터전 속에 함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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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들어가본 성당 내부. 아마 겉에만 금인 것 같았다. 이 성당과 관련된 파나마의 역사를 뭐라뭐라 설명하는 듯 했으나....역시 ㅠ.ㅠ 못 알아듣고. 확실히, 내가 계획하고 온 여행이 아니라 출장 중 동료들 따라 잠시 나온 투어라 '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민망할만큼 설렁설렁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 온 목적이 여행이 아니었던만큼, 크게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기로 했다. 출장 전에 예습하고 서울 업무 마무리하느라 얼마나 바빴는데.... 관광지 사전 조사까지 할 시간은 아예 없었다. 언젠가 여유로운 마음으로 혼자 파나마를 다시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안 가본 곳을 다시 가는 것도 좋지만, 대충 지나쳤던 곳을 여유롭게 다시 즐기는 여행도 나는 아주 좋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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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중에 보게 된 아메리카 다리. 뭐, 그닥 큰 감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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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지나친 대통령궁. 걸어서 세계 속으로 파나마편 보니까 여기 학도 살고 그러는 것 같은데. '내려 달라'라고 말할 용기도 없어서 그냥 사람들을 따라 지나쳐 이동할 뿐이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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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파나마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인 듯 여겨지는), Metropolitan Cathedral. 음....

내가 이 건물을 한참 바라보는 동안, 동료들은 성당 근처의 에메랄드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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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로 된 전갈? 인듯...여기서 쫌 유명하다고.

사실, 말만 박물관이고 결국 여기도 에메랄드를 쫌 전문적으로 파는 금은방이나 다름없었다. 내 관심을 끌 리 만무한....살 수도 없는 걸, 왜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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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보단, 박물관 한 켠에 걸린 이 그림이 그나마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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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가 끝날 쯤에나 겨우 그친 비. 메트로폴리탄 성당 앞의 정원수들이 물기를 머금어 신선하다. 이름 모를, 너덜하게 생긴 저 꽃도 괜히 이뻐보이고...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호텔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나름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나 배터리가 닳아서 눈으로만 담았다. 파나마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그 업타운에는, 참 좋은 집들이 많더라. 부자는 부자동네에 산다. 어느 나라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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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05(오전) 파나마 운하, 미라플로레스(Miraflores)갑문 :: 2009/06/08 19:03

토요일 아침. 벌떡 일어나서 로비로 내려갔다. 드디어 드디어 파나마 운하를 볼 수 있게 된 역사적 토요일.
운하 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이 좀 많아서 스패인어를 쓰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뉘어져 두 대의 미니버스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런. 난 스페인어 할줄 아는 그들과 같이 있고 싶었다규.

홀리데이인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미라플로레스갑문 입구. 미라플로레스는 태평양에서 파나마운하로 들어와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갑문이다. 호텔에서 아침밥을 먹을 때 내 눈앞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지나가던 배들은 바로 이 미라플로레스 갑문을 통과하려고 줄 지어 있던 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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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으로 올라가면, 미라플로레스 갑문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라고 말하긴 거창하지만)와 파나마 운하라는 기념비적인 수로의 탄생과정을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우선은 갑문을 구경하기 위해 꼭대기층으로 올라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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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어오고 있는 배 두 척!! 한 대는 벌써 레일 안으로 진입했다. 선적량에 따라 운하 통행료가 우리돈으로 몇 억이 들기도 한다더라. 파나마라는 작은 나라의 경제는 거의 이 운하 관련 사업에서 나는 수입으로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고 어디서 읽은 듯함.(맞나?) 가장 싸게 통과한 케이스를 꼽자면, 헤엄쳐서 지나간 사람이 있다고 한다. 무료였었나, 약간 돈을 냈었나 기억은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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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앞쪽갑문은 닫혀 있고 뒷쪽 갑문만 열려있는 상태에서 배가 안으로 들어오면, 뒤쪽 갑문도 닫고 갑문 사이의 물을 조절해 수위를 맞춘다. 배는 갑문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나 마찬가지. 수위 조절이 끝나면 앞쪽 문 열고 슉 나가면 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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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배가 지나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일단 박물관을 먼저 둘러본 후 다시 올라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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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이름 패~스. 역시 메모하지 않는 여행은 날림일 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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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힘들게 만들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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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 노역에 참여한 사람들을 중에 자기 조상이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기계인듯 싶었다(아니면 말고). 나디아는 조상이 남미 사람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있을까 싶어서 관심을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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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참 위협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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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나비가 신기해서 찍어보았는데, 다음날 감보아 리조트에서 박제되지 않은 살아있는 푸른 나비가 훨훨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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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조종해서 운하를 통과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특수효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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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올~~ 은근 리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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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운하길을 빛으로 표현. 언젠가 파나마를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아침은 대서양에서 밥 먹고 저녁은 태평양에서 먹는 것 꼭 해보고 싶다. 사실 80KM밖에 안되니까, 저녁까지 갈 필요도 없이 점심도 먹을 수 있다.

박물관을 대략 둘러본 후 다시 옥상으로 올라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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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배가 움직이고 있었다.


운하가 뭐 별거 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대륙의 잘록한 허리(너무 잘록해서 끊어질 듯한, 아니 끊어졌지.)를 관통하는 운하를 내려다보고, 갑문을 통해 수위를 조절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어서 나름 유익한 경험이었다.

아니, 사실. 파나마까지 와서 운하를 안 보면 대체 뭘 보겠다는 거야?

운하를 보러 파나마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파나마에 가게 된다면 운하는 꼭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름" 즐거워 즐거워, 신기해 신기해.

날씨가 찌는 듯이 더워져서 우리는 운하 구경을 마치고 다시 미니버스로 향했다. 이제 쇼핑 좀 하고 밥 좀 먹고 시내관광할 차롄가? 사실 혼자 다니면 쇼핑 따윈 제끼고 말겠지만, 스페인어 쥐뿔도 못하면서 개인 행동한다고 돌아다닐 수는 없는 일이다. 동료들 모두가 쇼핑을 가야한다면, 나도 가야겠지. 아무것도 안 산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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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ng H. Noh | 2009/08/10 12: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There could be someone who should go to Panama TO SEE THE CANAL like me! haha
    It was very helpful for me to figure out my journey! Thanks!

    • cordelia | 2010/02/08 16:26 | PERMALINK | EDIT/DEL

      Good to hear that it was helpful for you. ^^ You went to Panama to see the canal? Maybe the canal is wort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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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04 버스 파티(Bus Party), 파나마의 명물(?) :: 2009/05/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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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휴~ 일주일이 겨우 지나갔다. 그야말로 TGIF가 절로 나오는.... 그런 한 주였다. 다른 사람들에겐 교육이 쉬웠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말이 반가운 것은 모두 마찬가지. 동료들 중에 누군가가 주도해서 Bus Party를 예약하게 되었다. Bus Party는 말 그대로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면서 파티를 즐기는 것. 파나마에서는 보편적인 관광문화 같았다. 사실 파나마 가기 전에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파나마 편을 미리 보고 갔었는데, 그 방송에서도 이 버스 파틸를 굉장히 유쾌한 즐길거리로 소개하고 있었다. 달리 혼자서 할 만한 것도 없기에 'I'm in'하고 20$을 냈다.(사실 정확한 가격이 기억 안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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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Bus Party는 실망스러웠다. 나한테는. 버스 앞쪽의 밴드가 음악으로 흥을 돋구고 버스 뒷쪽의 바에서는 술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완전 신나서 춤을 추고 있었는데, 난 밴드 음악도 시끄럽기만 하고 술도 못 마시니 흥이 좀처럼 나지를 않았다. 이번 Training 참가자들은 각각 남미, 동유럽, 아시아 사무소에서 온 사람들인데 이 중 주류를 이루는 남미 사람들은 정말 한 서너시간 가까이 앉지도 않고 마시고 추고, 마시고 추고, 마시고 추더라. 내 발은 계속 밟히고.....춤 추던 사람들 사진은 너무 이상하게 나와서 나보다 더 뻘쭘하게 서있던 아시아 남성 동료들의 사진만 살짝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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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다 지쳐서 들어갔던 식당. 커미션 때문에 여기로 온 것 같다. 뭐 먹을게 없더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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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너무 뚱하게 있기가 뭐해서 최대한 같이 춤도 추고 즐거운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난 정말 밤문화 체질은 아닌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산만하고 정신 없는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많이 사귀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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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29~080702. 파나마 운하 옆 홀리데이 인. 대형 상선이 눈 앞으로 지나가는 곳. :: 2009/04/26 22:29

#6월 29일 주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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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고 지친 몸으로 탄 뉴욕발 파나마행 비행기. 굉장히 간단한 기내식을 먹고 '27 dresses'란 영화를 보아도 착륙까진 한참 남은 시간....그래도 조는 둥 마는 둥 하다보니 착륙이었다. 빨리 쉬고 싶은 마음에 트렁크를 끌고 미친 듯이 달려가서 입국심사를 재빨리 마쳤다. 아시아 여자라곤 나 하나밖에 없었는데 부스스한 머리하고 전력질주하는 폼이 볼만했을 듯 싶다. 뭐 덕분에 픽업하러 나온 직원분도 빨리 만날 수 있었다.

그러면 뭐하나. 나랑 같은 비행기에 워싱턴 쪽 직원들도 타고 있는데 그 사람들 나올 때까지 기다려서 한 차로 이동한다고 했다. 왜 뛴걸까. 기다릴건데. 나중에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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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이라는 유쾌한 러시아계 아저씨와 이름 모를 두 명의 여자분과 함께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새 자정이 가까운 시간. 숙소는 홀리데이인. 파나마시티에서 20~30분 거리에 위치한 Clayton(City of Knowledge라고 하기도 한다.)이라는 도시에 있었다. Clayton은 예전엔 미군기지로 쓰였던 곳인 것 같은데 요즘은 적십자나 각종 유엔전문기구, 기타 국제기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동네가 아주 깔끔하고 조용했다. 파나마 시내에 있는 호텔들은 굉장히 크고 카지노같은 것도 많이 있었는데, 이 호텔에는 객실과 컨퍼런스 룸 외에는 다른 편의 시설이 거의 없고 수영장과 식당도 굉장히 단촐한 편이었다. 호텔밤문화에 대한 기대가 큰 남자 직원들에겐 아주 별로인 곳이었지만, 난 조용하니 좋을 뿐. 저 큰 침대를 혼자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교육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생각하면...1인실을 배정해주지 않았으면 스트레스로 사직서를 냈을지도 모른다.

! 체크인할 때 카운터에서 사과를 하나 집어왔다.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유리 볼에 담아두었는데, 먹는 사람은 나 뿐인 듯 했다. 난 파란 사과가 정말 좋다. 사과 한 개로 고픈 배를 달래고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침대 속으로 뛰어들어간 후...죽은 듯이 잤다.

#6월 3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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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콜 덕에 간신히 일어나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2주간 지독하게 반복될 메뉴였지만(베이컨, 에그스크램블 나부랭이, 빵과 과일 등등...뭔가 가짓수는 많았는데 의외로 먹을 게 없었다.), 그 날 아침에는 맛있기만 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창가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바로 눈 앞에 커다란 배가 슬슬 지나가고 있었다. 거짓말, 하고 눈을 비비며 봤는데 정말 배가 맞다. 알고보니 홀리데이인은 운하 바로 옆에 붙어있는 호텔이었던 것. (내 기억에 호텔이 남북으로 뚫린 운하의 동쪽 사이드에 붙어있었으므로, 저 배는 방금 태평양에서 들어와 대서양으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됨.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가기 위해 통과하는 거리는 고작 80KM에 불과하다.)
 
말로만 듣던 파나마 운하를 바로 눈앞에서 보게 되니 너무나 신기했다. 사실 파나마에는 다른 볼거리가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파나마 운하가 아무리 보고싶어도 내 돈 내고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출장 덕분에 겸사겸사 볼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홀리데이인은 적적하긴 해도 운하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이어서 나에게는 가장 완벽한 숙소였다. 아쉬운 점은 내 방은 수영장에 면해 있어서 운하가 내려다 보이지 않는다는 점.....잉..ㅠ.ㅠ 운하쪽 방에 배정받은 사람들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첫 날 교육은...혼란 그 자체였다. 처음에 서로 자기소개 하는 시간도 뻘쭘하기 그지없었고, 수업 내용은 도통 이해하기 힘든 것 뿐이었다. 영어로 공부한 경험이 거의 없는 나인데, 게다가 이 직장에 들어와서 Finance관련된 일을 시작한지 3개월도 안된 상태에서....영어로, 이 직장의, 회계에 대한 교육을 받는 것은 3중고나 다름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10년 가까이 된 베테랑들이어서...주눅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강사가 마케도냐 출신이라 더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벤도르르르르르..이러는데 도대체 뭐야? 하다가 그게 vendor라는 걸 알아듣는데 10만년 걸림.

예정된 교육 시간은 9 to 6. 그렇지만 6시가 훨씬 넘어서야 첫 날 교육이 끝났다. 저녁 먹고 칵테일 파티 장소로 모이라고 공지를 받았는데 너무 우울하고 피곤한 나머지 밥도 안 먹고 방에서 쉬다가 깜빡 잠이 들어 파티에 늦고 말았다. 배는 고파서 속은 쓰리고, 잠이 덜 깨서 현기증 나고 완전 어리버리한 상황 속에서 가방도 잃어버렸다가 호텔 직원 도움으로 겨우 찾고....첫날부터 진상의 연속이구나....그래도 사람들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2주 내내 느낀 건데, 남미쪽 사람들은 남녀불문하고 친절했고 중앙아시아같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온 남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친절했고 금발에 눈 파란 이들은 대체로  새침했다. 솔직히 새침한 정도를 벗어나 거만해 보이는 사람들도 좀 있었다. 아시아인들끼리는 서로 동지의식같은게 형성되어서인지 편안했고.
우르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 온 언니들이랑 좀 친해져서 춤도 배우고 수다도 떨다 보니 그래도 조금은 적응한 느낌이 들었다. 그 때 파나마에 이민온 화교인 한 남자직원(이름이....--;;)이 끼어들어서 여러가지 스텝을 가르쳐 주었는데 전혀 멋있진 않았다.

#7월 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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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도 수업은 여전히 괴로웠다.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는 건, 9시부터 6시까지 공부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 쉬운 일이다. 수업이 끝나고 복습이라도 해야하나..심란해 하고 있는데 베트남에서 온 트란과 완이 함께 쇼핑을 가자고 해서 따라나갔다. 쇼핑이라면 정말 별로지만....일단 호텔 밖으로 좀 나가고 싶었다.
파나마에서 택시를 탈 때는 늘 가격을 흥정해야만 했다. 그래서 미터기가 붙어있었는지조차 생각이 안난다. 택시비를 늘 누군가 내 줬기 때문에 가격이 얼마였는지도....^^;;

다만 택시 속도는 잊을 수 없다. 객지에서 뭔일이라도 당하는 게 아닌가 싶을만큼 빨랐고, 풍경 따윈 즐길 여력이 없었다. 겨우 건진 사진이 허접하지만 그래도 올린다.

막상 몰에 도착하니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시내에 있는 몰에 가는 줄 알고 좋아라 따라갔는데 쇼핑몰만 잔뜩 모여있는 의류단지 같은 곳이었다. 정말 옷 말고는 볼 게 없는....물건 살 생각은 애초에 포기했다. 간만에 아시아 음식(중국음식이지만 반가웠다.)을 먹을 수 있어서 좋긴 했다.

특이한 건, 쇼핑몰 안에 회전목마가 있었다는 것. 난 정말 타고 싶었는데 모두들 쇼핑 중이라 포기...

첫 해외출장이라 기대가 컸는데....

역시 일로 오면 일이 우선이 되기 때문에 여행의 낭만 따윌 즐길 여력은 안 생기는 것 같다.
다음날 수업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라 쇼핑을 나와도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지도 못하겠더라구. 노는 건 역시 주말로 미뤄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하루였다.

#7월 2일 수요일-잊을 수 없는 라면의 맛.
수업이 끝난 후 트란, 완의 방에 놀러가 트란이 가져온 베트남 라면을 함께 먹었다. 교육기간 동안 아침과 점심은 호텔에서 주는 밥을 먹으면 되는데, 저녁은 각자 해결해야 한다. 다들 그걸 선호한다고들 한다. 호텔에 처박혀서 세 끼를 먹기란 여간 고역이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식비를 돈으로 받아 밖에서 사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온 친구들은 저마다 시내로 나가거나 더 좋은 호텔로 나가거나 하고 있었지만, 베트남 언니들은 직접 싸온 라면 먹는 것을 선택하고 친절하게 나까지 초대해준 것. 조리도구가 마땅치 않아 호텔 식당에서 볼과 포크를 빌리고, 볼에 라면을 넣고 뜨거운 물에 불려서 먹었는데 사실, 정말 맛있을 뻔 했었다. 인스턴트라면이야 한국제든, 일본제든, 중국제든.. 어디 것이든 대략 먹을만하지 않나.

그런데 트란과 완이 더 맛있게 먹으라며 무슨 소스를 라면에 부어줬는데 그 소스가 레몬그라스 향이었다...헉...
레몬냄새 나는 라면...뭐라 형언할 수 없는 맛이다. 그 소스가 우리나라 라면 건더기 스프처럼 라면 안에 아예들어가 있는 걸 보니, 거기서는 이렇게 많이 먹나보다. 겨우겨우 한 그릇 다 먹고....조금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친절은 정말 감사. 새로운 라면 맛을 경험한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이었다.

외국 친구들 사귈 때 그 사람들이 주는 음식 먹으면서 너무 나쁜 표정 짓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 굳이 거짓말을 하면서 많이 먹을 필요는 없지만 "솔직히 내 입엔 아직 잘 안 맞지만, 덕분에 이렇게 신기한 것도 먹어보고 재미있었다." 정도로는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특히 서양 사람들)은 자기 입에 안맞는 외국 음식 먹을 때 "이게 뭐야, 이런걸 어떻게 먹어?"라고 말하며 음식을 내뱉기라도 할 듯(내뱉기도 한다.) 오만상을 찌푸리곤 하는데....솔직히 이런 사람들이랑은 같이 다니기가 싫어진다. "저는 못 먹겠어요"랑 "이걸 어떻게 먹어?"는 천지차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우연찮게도 모두 미국, 유럽 등지에서 온 서양 사람이었다.) 겉으로는 "그래? 그럼 다른거 시키자"라고 말하고 말지만 무식하고 촌스럽다고 느껴지는게 솔직한 마음. 동시에, '내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 중에도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것들이 많겠지...'하고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아무튼 어찌저찌 고통스러운 교육 기간은 벌써 3일이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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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 2009/07/21 06: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앗 지금 맨위 사진 그방 까만 의자에서 이거 쓰는 중인데요;;아 신기하다
    리셉션에 사과는 이제 없더군요.
    괜히 반갑군요.ㅎㅎ
    파나마시티 구경나가려고 정보 수집하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네요.

    • cordelia | 2010/02/08 16:22 | PERMALINK | EDIT/DEL

      오옷~~!! 블로그를 오래 방치하다 보니, 이렇게 반가운 댓글도 못 보고 있었네요. ^^ 이 댓글, 아마 못 보시겠지만..그래도 같은 숙소 묵은 분 만나서 반가워요!! 사과가 없어졌다니. 1년새 서비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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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을 잇고 대륙을 품은 땅,, 파나마 :: 2008/07/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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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를 보고 돌아왔다. 통영, 파나마, 뉴욕....사실 여행 이야기를 올리고 싶어 만든 블로그이고 포스팅할 것도 정말 많은데 참 시간이 없다. 조만간, 곧!! 이라는 말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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