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바꾸고 한시간 남짓 달렸을 무렵. 시가지가 보였다. 그리 크거나 화려해 보이지 않아서 설마설마했는데, 벌써 라스베가스에 도착한 것이었다. 멀리 stratosphere 호텔의 탑이 보였다. 흠...별거 아닌걸 뭐..약간 실망. 높이는 345m정도라고 한다.
처음 간 곳은 Benetian Hotel. 밤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거의 유일한 낮볼거리가 아닐까? 거대한 호텔 내부를 베니스처럼 꾸며두었는데, 사진으로 보면 티가 나지만, 처음 그 안에 들어섰을 때는 1초간 하늘이 진짜인 줄 알았다. 어른들은 꽤 오랬동안 진짜 하늘인 줄 알고 계셨다.(천장의 환기구멍을 보고 '저기 하늘에 저건 뭐야?'라고 되물으셨다는...)
이 호텔...내 맘에 아주 들어주심.
이 호텔 내부에는 여러가지 볼거리가 많았는데..그 중에서도 내 눈길을 끈건, 진짜 조각 같았던 퍼포먼스. 눈꺼풀이 '꿈벅, 꿈벅' 움직일 때 상당히 놀랐다. 사실 얼굴이나 손보다도 옷이 진짜 조각 같아서 더 신기했다.
내부에 꽤 크고 긴 수로를 만들어 곤돌라를 타고 뱃놀이를 할 수 있게 해두었다. 곤돌리에들이 어찌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지..
곤돌라를 탄 사람들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자니..(나는 여행자가 아닌 관광객. 쓱 둘러볼 여유 이상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 물속에 페니나 다임이 수없이 가라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흠..동전을 던지는 관습도 유럽에서 수입이 되었군...나도 1센트를 꺼내 던질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하고 알까기를 해서 물속에 퐁당 시켰다. ㅋ 곤돌라 뒷꼭지에 살짝 물이 튀겼을지도 몰라.
파바라티와도 한 장 찰칵. 고인이 되신 분. 살아있는 진짜 파바로티와 함께였다면 얼마나 좋아...그런데 옷차림이 아직도 산맥 버전이라 사진이 몹시 맘에 안들어주심 ㅠ.ㅠ
베니스 흉내를 정말 제대로 내려고 한건지, 화려한 가면들이 전시된 샵이 눈에 확 띄었다. 옹..좀 무섭다. 그치만 하회탈보단 멋있다. ㅋ..(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일 뿐)
여기저기 쇼핑할 장소도 많았고, 그 중에 내 이목을 잡아끄는 것도 많았으나, 시간*물질이 모두 부족하여 그냥 눈으로만 봤다.*^^* 이 쇼핑 골목, 올인의 이병헌 송혜교 데이트 장면에서 나온 걸 본 듯 했다.
베네시안 호텔 구경을 1시간 정도 한 후, 원산면옥이라는 한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에서 짐을 푼 후 밖으로 나왔다. 옷도 갈아입고 샤워도 하고...놀 준비 완전 끝!!
방이 5천 몇개라던가? MGM호텔은 규모 외에는 별로 인상적일 것이 없었다. 그 옆의 귀여운 곳은 이름이...뭐였더라?
뉴욕의 상징적인 건물들을 축소해서 옮겨놓은, 'New York, New York'....(좌,중)
아직 거기 못가본 나에게 대리만족 비슷한 걸 약간 주긴 했지만...솔직히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Ballys Hotel 근처의 에펠탑도 마찬가지. 아!! 어쩌다 Ballys Hotel의 주빌리 쇼를 보았는데...그거 돈 주고 보겠다는 사람 정말 뜯어말리고 싶다. 이건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 대부분의 평가!!
선정성은 제쳐두더라도 말이지...음악, 춤, 무대, 곡예, 마술 어느 것 하나 수준있는 것이 없었다. 그냥 벗고 춤추는 데 의의가 있을 뿐. 서울의 워커힐 호텔에서도 라스베가스식 Topless 쇼를 하는데,(아마 오딧세이 같은 주제였던 듯..이것 역시 내 의지로 본 건 아니지만 어쨌든) 주빌리쇼보다는 훨씬 나았다. 정말..보는 내내 멀미만 나오고 잠와서 끝날 시간만 기다리게 한 쇼는 이번이 처음. 나는 웬만한 공연 볼 때는 되도록이면 재미있어 하면서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이 쇼는 완전 내 노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런 쇼다.
라스베가스에 가실 일이 있으신 분은...예술성과 완성도 면에서 칭찬이 자자한 벨라지오 호텔의 O show를 보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듯. 단..비싸고 일찍, 아주아주 일찍 예약을 해야 한다니...그 점 참고하시길.^^
(벨라지오 분수쇼: 클릭하면서 보세요)
유명하다는 호텔들을 지나서 보러 간 건 그 유명하다는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기대하던 음악 'time to say goodbye'가 아니어서 아쉬웠지만....기억도 나지 않는 음악에 맞춰 흔들리는 물줄기는 정말 아름다웠다. 사실 생각했던 것만큼 화려하진 않았지만..그래도 짧은 베가스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인 듯 싶다.*^^*
옆에서 구경하던 금발머리 꼬맹이가 아빠 품에서 나와 내 디카를 계에속 쳐다보며 나한테 자꾸 오려고 했다.
너무 구여운 나머지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혹시 부모가 뭐라고 할지 몰라 그냥 액정으로 분수만 보여줬다.
엄청 신기해 하더군..
근데, 너무너무 이쁜 그 아기도 크면 팔이 털로 뒤덮이고 키가 190은 족히 되어보이는 자기 아빠처럼 되겠지?
분수를 본 후 구경한 벨라지오 호텔 내부. 너무너무 이쁜 곳이 많았으나 사진이 다 엉망이라 올릴게 없다.ㅠ.ㅠ
뉴타운에서 관광을 마친 우리는 숙소가 있는 다운타운(올드 타운)으로 돌아왔다. 우리 호텔 바로 앞에서 밤 11시에 열리는 전광판 쇼를 위해서다. 이 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 치는 다운타운의 13개 호텔들이 새로운 관광거리를 만들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LG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규모는 상당히 컸고 영상도 스펙타클했으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그런 쇼였다. 사실...내 관심권 밖이었다는거. 그래도 LG라니까, 한 번 올려보는거다.
다운타운에서 그냥 잠자리에 들까...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관광을 이걸로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여행지에서 만난 하늘이와 조집사님과 함께 택시를 타고 다시 뉴타운으로 가서 stratosphere 타워 꼭대기에 올라갔다.
위 사진은 타워에서 내려다 본 라스베가스 뉴타운. 택시비도 왕복 20불밖에 안들고, 타워 꼭대기까지 가서 놀이기구 하나 타는데 다합해서 16불정도밖에 안들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30불짜리 야경옵션이나 80불짜리 쥬빌리옵션 신청하지 말고 우리끼리 실컷 돌아다니면서 구경할 걸 그랬다. 급하게 휴가를 내서 떠나온 여행이라 가이드 말이라면 무조건 다 들었더니..이런 저런 손실이 좀 있었던 것 같다. 그치만...이런 경험이 하나씩 쌓이면서 점점 여행을 잘 하게 되는 것 아닐까?^^
암튼 라스베가스 가시는 분들...숙소가 다운타운이라도 택시 타고 다니면 얼마든지 뉴타운 구경 하실 수 있구요~꼭 보고싶은 쇼가 예매가 안된다면 괜히 엄한 쇼(콕 찝어서 주빌리쇼 같은거) 돈들여 보시지 마시고 무료인 길거리 쇼 실컷 보시거나 타워에 올라가셔요. 그게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정말루.
타워의 여러 지점에서 찍은 사진들. 번화한 호텔거리는 극히 일부일 뿐이고 라스베가스의 주택가들은 지평선 끝까지 고요하게 잠들어 있었다. 꼭 네바다 주 전체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야경만 내다보고 가기가 너무 아쉬워, 탑 꼭대기에서 놀이기구 하나를 골라 탔다. 이 탑의 꼭대기에는 세 가지의 놀이기구가 있는데
하나는 자이로드롭 비슷한 거,
하나는 공중에 매달린 차(?)같은 걸 타고 빙빙 도는거(독수리 요격대 비슷한 거 같은데, 300미터가 넘는 높이에서 하는 거구, 규모가 훨씬 크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랑 하늘이가 탄 X-treme!!이 있었다.
X-treme은 후롬라이드 같은 걸 타고 건물밖으로 뻗은 경사 트랙을 빠른 속도로 왔다갔다 하는 건데...시각적 효과 때문에 정말 무섭게 느껴지지만...막상 타고나면 그렇게 큰 공포감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안경을 안 쓰고 타서 두려움도 없어진 것일수도...). 한 20,30분간 심장이 죄여드는 듯한 약간의 통증이 오기는 하지만..그 정도야 뭐.
뉴타운 관광을 마치고 다시 택시를 타고 다운타운 Four Queens로 돌아온 우리. 가볍게 슬롯머신 한 번 땡겨주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우리 버스의 어떤 아저씨들은 밤새 땡기시다가 엄청난 액수를 잃으셨더군....
game과 gamble의 차이란게 별게 아니라, 애초에 자기가 정한 원칙을 지키면 game인 거고 아니면 gamble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애초부터 5불 이상은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5불이면 잃더라도, 여행지에서의 추억정도로 생각하고 잠들 수 있는 액수니까.
그렇게 딱 5불만 써서 결과적으로는 13불 벌었다. 8불이면 택시비 중 내 몫은 번 셈인거다. 잃었어도 기분 나빴을리 없지만 좀 따고 나니 확실히 기분이 좋았다. 중요한 것은, 처음에 정한 액수만 가지고 놀아야 한다는 것!!^^ 기분좋게 게임을 즐긴 후 편히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마지막 날이 물었구나..